인물, 사회

내가 경험하고 있는 다문화 현상 - 에스닉 푸드

뉴도전 2023. 3. 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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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하고 있는 다문화 현상 - 에스닉 푸드

글로벌 시대인 요즈음은 그 옛날 흥선대원군 시대처럼 쇄국정책 같은 독불장군의 모습으로 다른 나라와의 교역없이는 거의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이 아주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는 민족성이 강하고 순수 우리의 것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알고보면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었던 우리나라는 여러가지 이유로 이미 다문화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언어, 건축, 패션, 기술, 여러 정책들 등 다문화적인 요소들은 이미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으며, 특히 음식문화 부분에 있어서는 그 침투력이 아주 빠르고 다양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음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라면, 치킨, 짜장면, 탕수육 등은 말 할 것도 없고, ‘에스닉 푸드’의 인기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여행포기족’(여포족)이 생겨나면서, 해외여행을 가는 대신에 이국적인 레스토랑을 찾아 다니면서 대리만족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로인해 ‘에스닉 푸드’의 인기가 높아졌다. 그러기에 이 글에서는 ‘에스닉 푸드’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에스닉 푸드의 정의

에스닉 푸드란 미국, 유럽권의 음식을 제외한, 이국적인 분위기의 제3세계 고유 음식을 이르는 말이다. 에스닉(ethnic)은 ‘민족적인, 이교도의’를 뜻하는 단어로 특히 소수민족을 가리킨다. 에스닉 푸드는 주로 동남아, 아프리카, 중근동, 중남미, 중앙아시아, 몽고 등지의 전통음식이다. 요즘에는 모로코,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등 다소 낯선 세계의 음식까지 포함하는데, 한식도 에스닉 푸드로 평가 받고 있다.

에스닉 푸드의 확산

에스닉 푸드는 2000년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유학•이민이 자유로워지는 등 사회적인 변화와 함께 웰빙 문화의 확산, 식문화의 다양화 등으로 인해 국내에도 에스닉 푸드 전문점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에스닉 푸드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이들인 MZ세대가 성인이 되기 시작한 시점인 2000년대를 기점으로 서서히 국내에 확산됐다. MZ세대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식문화를 경험한 세대로 한•중•일•양식 외에 새로운 식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높은데, 이같은 MZ세대의 취향이 외식업은 물론 식•음료 업계 전반에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또한, MZ세대는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을 통한 경험을 하면서 타국 식문화에 대한 향수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국적인 인테리어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 역시 인스타그래머블한(Instagram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비주얼을 선호하는 MZ세대에게 에스닉 푸드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에스닉 푸드의 특징

에스닉 푸드의 가장 큰 특징은 첫째, 허브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며, 그러기에 음식의 맛 자체가 매우 다채롭다. 둘째, 동물성 식재료와 식물성 식재료를 균형있게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식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셋째, 에스닉 푸드는 분명 한•중•일•양식과는 다른 장르의 요리이지만 사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에스닉 푸드 중 많은 음식들은 중국 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탄생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미고렝과 태국의 팟타이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볶음국수 요리지만 둘 다 웍에 기름을 두르고 면과 채소를 볶아 만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웍으로 재료를 볶는 요리법과 면요리, 간장, 숙주, 두부 등은 먼 옛날 중국이 동남아 국가에 전파한 것이라는 점에서 두 요리 모두 중국에 빚을 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다양한 에스닉 푸드 가운데에서도 동남아 음식에 비교적 친근감을 보이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한식 역시 중국 식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에스닉 푸드의 종류

1. 베트남 음식 – 쌀국수

국내에서 에스닉 푸드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베트남 음식들이다. 베트남 음식 중 국내에 가장 익숙한 것은 쌀국수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쌀국수는 100여년 남짓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므로 유명세에 비해 그리 길지는 않다. 원래 이모작이 가능한 고온다습한 기후로 쌀농사를 많이 지었던 베트남 민족이 쌀을 주식으로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소를 신성하게 여겨 식용으로 쓰는 일이 드물었던 과거의 베트남 음식 문화를 비춰봤을 때 소고기로 육수를 우려내는 현재의 쌀국수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영향 탓이란 설이 유력하다.

2. 인도 커리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인도와 네팔 지역의 대표 메뉴 커리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석가모니에 관한 것이다. 석가모니가 커리라는 지역에서 민중을 대상으로 설법을 전파하며 머리에 두른 터번 속에서 나무 열매, 풀뿌리, 잎사귀 등을 꺼내어 나누어 주었는데 사람들이 그 향기에 반해 원기를 돋우는 불로장수의 명약으로 여기게 돼 그 식재료들로 만든 음식을 지역의 이름을 따 커리(Curry)로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인도, 네팔 지역의 사람들은 더운 날씨를 이겨 내기 위해 강한 향신료를 섞은 커리를 즐겨 먹었고, 17세기에 인도를 식민 지배 하던 영국에 그 조리법이 전해지며 전 세계에 알려졌다.

3.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바비큐

현재의 브라질 전통 요리들은 과거 남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의 고유의 조리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남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바비코아'라는 전통 방식으로 바비큐를 조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비코아는 고기에 불이 붙지 않게 불과의 거리를 유지한 채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고기를 익혀내는 조리법을 의미한다. 돼지, 양 등 다양한 고기를 통째로 꼬챙이에 끼워 불에 직접 조리하는 브라질의 정통 요리 '슈하스코' 역시 이 같은 방법으로 조리한다.

4. 일본 정통식

최근 일식업종의 가장 큰 변화는 ‘초‧우‧돈’(초밥, 우동, 돈가스)과 같이 대중에게 친숙한 일본 음식에서 벗어나 ‘규카츠’(소고기돈가스) ‘모츠나베’(일본식 곱창전골) 등 이름조차 생소한 일본 정통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혼밥, 혼술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일본가정식, 라멘,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각 테이블마다 ‘미니화로’를 비치, 빵가루를 살짝 입힌 고기를 개인별로 구워먹는 ‘규카츠’가 일본 현지에서 먹는 방식과 느낌을 살려 내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정통곱창요리인 ‘모츠나베’도 일식 분야의 새로운 외식 아이템으로 강남, 잠실 등 주요 상권에 매장이 들어서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일본식 곱창전골인 ‘모츠나베’를 처음 국내에 소개한 ‘후쿠오카모츠나베’의 경우 주 메뉴인 ‘후쿠오카모츠나베’를 그대로 상호명으로 사용 중이다. 100% 한우 대창을 HACCP 인증 업체로부터 엄격한 세척 후에 재료를 공급받고 있으며, 대창의 구수한 맛과 양배추의 달달함, 그리고 특제 육수가 섞여서 지금껏 맛 본적 없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아예 일본에서 건너온 일본태생 외식브랜드도 인기다. 1977년 1월 일본 나고야에서 시작한 ‘코코이찌방야’가 그 주인공으로 한국인에게 친숙한 인스턴트 분말카레가 아닌 엄선된 향신료와 신선한 채소를 진한 소고기 육수와 함께 4일간 저온 숙성시킨 일본식 카레로, 깊은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으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5. 중화요리 ‘마라탕’과 ‘훠궈’

마라탕이란, 중국의 쓰촨을 기반으로 하여 둥베이 지방을 거쳐 만들어진 중국 요리이다. 한자로 마(痲)는 저리다 혹은 마비되다, 라(辣)는 맵다, 탕(燙)은 뜨겁다는 뜻으로, 초피ㆍ팔각ㆍ정향ㆍ회향 따위를 넣고 가열해 향을 낸 기름에[1] 고춧가루와 두반장을 넣고 육수를 부은 다음 야채ㆍ고기ㆍ버섯ㆍ두부ㆍ완자 등을 원하는 대로 넣어 끓이는 중국 탕요리이다. 특유의 혀가 저리게 매운맛이 특징이다. 훠궈는 칸막이가 있는 큰 냄비에 향신료를 넣은 국물을 끓인 뒤, 고기와 채소를 넣어 먹는 요리다. 훠궈(火鍋)는 중국의 전통음식이다. 끓인 국물에 재료를 넣어 익혀먹는 방식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훠궈를 샤부샤부와 같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훠궈는 샤부샤부와 다르다. 샤부샤부는 1950년대 일본 오사카의 한 요리점에서 여름철에 고기가 잘 팔리지 않아 새로내놓은 메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맑은 국물에 고기를 잠깐 동안 데쳐먹는 형식이다. 국물이 맵지 않다. 재료도 소고기가 기본이다. 훠궈는 원래 국물에 재료를 넣고 오랫동안 끓인 후 먹는다. 현재는 훠궈라 해도 재료를 살짝 데쳐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1980년대에 재료를 오래 끓이지 않고 데쳐 먹는 방식이 유행하면서 먹는 법이 변한 것이다. 재료는 양고기가 기본이다. 훠궈용 냄비는 중간이 분리되어 있는데, 여기에 각각 다른 맛의 국물을 담는다. 매운 ‘홍탕’과 담백한 ‘백탕’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음식들 이외에 더욱 많은 음식들이 있으나, 일단 여기에서는 이까지만 다루기로 한다. 마치며… 지금까지 ‘에스닉 푸드’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에스닉 푸드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종류까지 다양한 내용들을 살펴 보았다. 나의 일상 삶 속에서 가장 가깝게 경험하고 있는 다문화 현상이 음식이며, 그 중에 요즈음 트렌드인 ‘에스닉 푸드’에 대해 이번 기회에 조사, 정리를 해 보아서 참 좋았다. 자문화에 대한 자긍심도 좋지만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우리 삶 곳곳에 침투해 있는 다문화 현상들을 우리는 이제 솔직하게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독불장군이 아닌 ‘함께’라는 열린 마인드로 다른 나라와 허물없이 영향을 주고받아서, 서로 더욱 발전하는 윈-윈 전략으로 글로벌화 된 요즈음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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